Chapter 06

액정 디스플레이(LCD)

LCD는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 뒤에서 항상 켜져 있는 백라이트 앞에 놓인 "전압으로 조절하는 편광 셔터" 수백만 개가 빛을 얼마나 통과시킬지 정한다. 그 셔터의 핵심은 흐르면서도 결정처럼 방향성을 갖는 물질, 액정이다. 이 장에서는 액정의 복굴절이 편광을 어떻게 바꾸는지 존스 행렬로 계산해 보고, TN·VA·IPS 세 가지 모드의 전압–투과율 특성, 응답 시간, 시야각, 광효율, 명암비까지 하나의 광학 모델로 연결한다.

액정: 흐르는 결정

1888년 오스트리아의 식물학자 라이니처는 콜레스테롤 유도체를 가열하다가 이상한 현상을 봤다. 145 °C에서 녹은 결정이 뿌옇게 흐린 액체가 되었다가, 179 °C가 되어서야 투명한 액체로 바뀐 것이다. 두 녹는점 사이의 이 뿌연 상태가 바로 액정(Liquid Crystal)이다. 분자들은 액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만(위치 질서 없음), 길쭉한 분자의 방향은 대체로 한쪽을 향한다(방향 질서 있음). 이 "흐르면서도 방향성이 있는" 성질 덕분에 전압으로 분자 방향을 쉽게 돌릴 수 있고, 방향에 따라 빛이 다르게 지나간다.

디스플레이에 쓰는 것은 대부분 막대 모양 분자로 된 열방성 액정(Thermotropic LC)이고, 온도에 따라 여러 상(Mesophase)을 거친다. 층 구조까지 남아 있는 스멕틱, 방향 질서만 남은 네마틱, 네마틱 방향이 나선형으로 꼬인 콜레스테릭(키랄 네마틱)이 대표적이다. LCD 패널은 거의 모두 네마틱 상을 쓰는데, 점도가 낮아 응답이 빠르고 배향을 제어하기 쉽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릭은 나선 피치에 따라 특정 색을 반사하므로 전자종이나 온도 센서 필름에 쓰인다.

결정 Crystal 스멕틱 A Smectic A 네마틱 Nematic p/2 콜레스테릭 Cholesteric 등방성 액체 Isotropic 디렉터 n̂ ↑ 저온고온 → 녹는점 투명점 T_NI ← 액정 온도 범위(메조상) →
그림 6-1.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위치 질서와 방향 질서가 차례로 사라진다. 네마틱 상에서는 분자의 무게중심은 무작위지만 장축이 평균 방향 n̂(디렉터)을 따라 정렬한다. 콜레스테릭은 층마다 디렉터가 조금씩 돌아 나선을 이루며, 한 바퀴 도는 거리가 피치 p다. 투명점 \(T_{NI}\) 위에서는 방향 질서도 사라져 보통 액체(등방성)가 된다.

디렉터와 질서 변수

각 분자의 장축 방향은 열운동 때문에 끊임없이 흔들린다. 그 평균 방향을 단위 벡터 디렉터(Director) \(\hat{n}\)로 나타낸다. \(\hat n\)과 \(-\hat n\)은 구별하지 않는다(분자의 머리·꼬리가 무작위로 섞여 있으므로). 분자들이 디렉터 둘레에 얼마나 잘 모여 있는지는 질서 변수(Order Parameter) \(S\)로 잰다.

$$S = \left\langle \frac{3\cos^2\theta - 1}{2} \right\rangle, \qquad S(T) \approx \left(1 - \frac{T}{T_{NI}}\right)^{\beta},\ \ \beta \approx 0.2$$
여기서 \(\theta\)는 개별 분자 장축과 디렉터 사이의 각, \(\langle\cdot\rangle\)는 모든 분자에 대한 평균. 완전 정렬이면 \(S=1\), 완전 무작위(등방성)면 \(\langle\cos^2\theta\rangle = 1/3\)이라 \(S=0\). 오른쪽 식은 경험식(Haller 근사)으로 온도는 켈빈 단위. 실제 네마틱은 상온에서 \(S\approx 0.6\)–\(0.7\), 투명점 바로 아래에서 약 0.3으로 떨어졌다가 \(T_{NI}\)에서 불연속적으로 0이 된다(1차 상전이).

질서 변수가 중요한 이유는 액정의 거의 모든 이방성 물성, 즉 복굴절 \(\Delta n\), 유전 이방성 \(\Delta\varepsilon\), 탄성 상수 \(K\)가 \(S\)에 비례하거나 \(S^2\)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패널 온도가 올라가면 \(S\)가 줄어 \(\Delta n\)이 작아지고, 같은 셀 갭에서 위상 지연이 달라져 색과 휘도가 변한다. 자동차용 LCD가 투명점 100 °C 이상의 액정을 쓰는 이유다.

SIMULATOR

온도와 질서 변수: 분자 막대의 열운동

상태—
질서 변수 S (이론)—
S (화면 분자 표본)—
복굴절 Δn ≈ 0.18·S—
해볼 것: 온도를 투명점 가까이 올리면 분자 흔들림이 커지고 S와 Δn이 급격히 줄어든다. 투명점을 넘으면 방향이 완전히 무작위가 된다. 전기장을 켜면 디렉터가 전기장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도 확인하자(교육용 2D 근사 모델).

두 가지 이방성: Δn과 Δε

막대 분자는 장축 방향과 단축 방향으로 전자 구름이 다르게 분포한다. 그래서 빛의 전기장이 장축에 나란히 진동할 때와 수직으로 진동할 때 느끼는 굴절률이 다르다. 장축 방향 굴절률을 \(n_e\)(이상광, extraordinary), 수직 방향을 \(n_o\)(정상광, ordinary)라 하고 그 차이를 복굴절(Birefringence) \(\Delta n = n_e - n_o\)라 한다. 마찬가지로 저주파 전기장에 대한 유전율도 \(\varepsilon_\parallel\)와 \(\varepsilon_\perp\)로 다르며, 그 차이가 유전 이방성(Dielectric Anisotropy) \(\Delta\varepsilon = \varepsilon_\parallel - \varepsilon_\perp\)이다.

C≡N C₅H₁₁ 5CB 분자 (막대형) 길이 ≈ 2 nm, 폭 ≈ 0.5 nm 장축 = 디렉터 n̂ 방향 강한 쌍극자(CN) → 큰 Δε > 0 n_e (∥)n_o (⊥) 굴절률 타원체 Δn = n_e − n_o ≈ 0.07–0.20 전기장 E에 대한 정렬 E Δε > 0 : E에 평행 E Δε < 0 : E에 수직 TN·IPS: +Δε / VA: −Δε
그림 6-2. 왼쪽: 대표 액정 분자 5CB(펜틸시아노비페닐). 단단한 벤젠 고리 두 개가 막대 형태를 만들고, 끝의 시아노기(C≡N)가 장축 방향 쌍극자를 준다. 가운데: 굴절률 타원체. 장축(디렉터) 방향 편광은 \(n_e\), 수직 편광은 \(n_o\)를 느낀다. 오른쪽: 전기장에 대한 정렬 방향은 Δε의 부호로 정해진다. 액정은 정렬 토크를 받아 유전 에너지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돈다.

Δn은 빛을 "다루는" 손잡이이고 Δε는 전압으로 분자를 "돌리는" 손잡이다. 전기장 \(E\) 안에서 단위 부피당 유전 에너지는 \(-\tfrac12\varepsilon_0\Delta\varepsilon(\hat n\cdot\vec E)^2\)이므로, \(\Delta\varepsilon>0\)이면 디렉터가 전기장에 평행하게, \(\Delta\varepsilon<0\)이면 수직하게 눕는다. 이 부호 차이가 TN·IPS(양의 Δε)와 VA(음의 Δε) 모드를 가른다. 실제 상용 액정은 한 종류 분자가 아니라 10–20종을 섞은 혼합물로, Δn·Δε·점도·투명점·신뢰성(전압 유지율)을 동시에 맞춘다.

물성기호TN용IPS/FFS용VA용의미
복굴절 (589 nm)Δn0.09–0.130.10–0.120.08–0.11위상 지연 Δn·d를 정함
유전 이방성Δε+5 ~ +12+3 ~ +10−3 ~ −5구동 전압(문턱전압)
스플레이/벤드 탄성K₁₁ / K₃₃11 / 15 pN12 / 14 pN13 / 15 pN복원력, 문턱전압
트위스트 탄성K₂₂6–7 pN6–7 pN6–7 pNIPS 문턱전압
회전 점도γ₁80–150 mPa·s60–120 mPa·s100–150 mPa·s응답 시간
투명점TNI80–100 °C75–95 °C75–90 °C동작 온도 상한
직관: 액정은 "전압으로 돌릴 수 있는 파장판"

4절에서 볼 파장판(Wave Plate)은 복굴절 결정을 일정 두께로 깎아 편광을 바꾸는 광학 부품이다. 액정층도 수 µm 두께의 복굴절 판인데, 광축(디렉터)의 방향을 수 볼트 전압으로 바꿀 수 있다. LCD의 모든 모드는 이 "가변 파장판"을 두 장의 편광판 사이에 끼워 넣은 것이다.

편광과 편광판

빛은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진동하는 전자기파다. 태양이나 LED에서 나온 빛은 진동 방향이 무작위로 섞인 비편광(Unpolarized) 상태다. 전기장이 한 평면 안에서만 진동하면 선편광(Linear Polarization), 전기장 끝이 원이나 타원을 그리며 돌면 원편광·타원편광이다. LCD는 "편광의 방향"을 정보로 쓰므로 빛을 먼저 선편광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편광판(Polarizer)이 한다.

디스플레이용 편광판은 대부분 요오드를 흡착시킨 PVA(폴리비닐알코올) 필름을 5–6배 길게 늘인 것이다. 늘이는 방향으로 PVA 고분자 사슬과 폴리요오드 이온(I₃⁻, I₅⁻) 사슬이 줄지어 서고, 사슬 방향으로 진동하는 전기장은 전자를 흔들어 흡수되지만 수직 방향 전기장은 거의 그대로 통과한다. 즉 연신 방향이 흡수축, 그 수직이 투과축이다. PVA는 물에 약하므로 양쪽을 TAC(트리아세틸셀룰로오스) 보호 필름으로 감싸고 점착층으로 유리에 붙인다.

편광판 단면 (총 두께 ≈ 100–200 µm) 표면 처리 · 보호 필름 TAC (40–80 µm) PVA + 요오드 (≈ 20 µm)← 연신 방향 = 흡수축 TAC 또는 보상 필름 점착층 (PSA) 유리 기판 (셀) 비편광 투과축 ↕ 흡수축 (점선) 선편광≈ 42% 이상적이면 50%, 실제 41–44%
그림 6-3. 요오드-PVA 편광판의 단면과 동작. 비편광 빛의 절반(투과축 성분)만 통과하므로 첫 번째 편광판에서 이미 휘도의 절반 이상을 잃는다. 편광도(Degree of Polarization)는 99.99% 이상으로, 이 값이 LCD 블랙 휘도의 한계를 정한다(10절).

말뤼스 법칙

선편광된 빛이 투과축이 \(\theta\)만큼 기울어진 두 번째 편광판(검광자(Analyzer))을 만나면, 전기장의 투과축 성분 \(E_0\cos\theta\)만 통과한다. 세기는 진폭의 제곱이므로 다음 말뤼스 법칙(Malus's Law)이 성립한다.

$$I = I_0 \cos^2\theta, \qquad I_{\text{비편광→1장}} = \tfrac12 I_{\text{in}}$$
여기서 \(I_0\)는 첫 편광판을 지난 직후의 세기, \(\theta\)는 두 투과축 사이 각. 평행(0°)이면 모두 통과, 직교(90°, Crossed Nicols)이면 0이 된다. LCD는 대부분 직교 편광판 사이에 액정을 두어, 액정이 편광을 돌려 줄 때만 빛이 나오게 한다.
SIMULATOR

두 장의 편광판과 말뤼스 법칙: 빛의 진행

P₁ 통과 후—
사이 각 θ—
최종 세기 / 입사—
해볼 것: 두 편광판을 직교(90°)로 놓으면 빛이 완전히 막힌다. 이 상태에서 "가운데에 45° 편광판 끼우기"를 켜면, 편광판을 한 장 더 넣었는데도 빛이 12.5% 다시 나온다. 중간 편광판이 편광 방향을 "돌려 주었기" 때문이며, 액정이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흡수 없이 돌린다는 점만 다르다).
왜 편광판은 두 장일까?

액정은 편광 상태를 바꿀 뿐 빛의 세기를 직접 바꾸지 못한다. 하부 편광판이 "기준 편광"을 만들고, 액정이 그 편광을 전압에 따라 회전·변조하며, 상부 편광판(검광자)이 편광 변화를 밝기 변화로 바꾼다. 상부 편광판을 떼어 낸 LCD는 화면이 그냥 하얗게 보인다. 편광 선글라스를 쓰고 노트북 화면을 돌려 보면 특정 각도에서 화면이 어두워지는 것도 같은 원리다(13장).

복굴절과 위상 지연

디렉터가 기판에 나란히 누운 액정층에 선편광을 비추면, 전기장은 디렉터 방향 성분(굴절률 \(n_e\))과 수직 성분(\(n_o\))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속도로 진행한다. 두께 \(d\)를 지나는 동안 느린 성분(slow axis, \(n_e\))은 빠른 성분(fast axis)보다 광경로가 \(\Delta n\,d\)만큼 길어지고, 두 성분 사이에 위상 지연(Retardation)이 생긴다.

$$\Gamma = \frac{2\pi\,\Delta n\, d}{\lambda}, \qquad R = \Delta n\,d \ \ [\text{nm}]$$
여기서 \(\Gamma\)는 위상차(rad), \(R\)은 리타데이션(광경로차), \(\lambda\)는 진공 파장. 예: \(\Delta n=0.1\), \(d=3.5\) µm이면 \(R=350\) nm, 550 nm 빛에서 \(\Gamma = 2\pi\cdot 0.636 \approx 4.0\) rad. \(\Gamma=\pi/2\)인 판이 λ/4 판, \(\Gamma=\pi\)인 판이 λ/2 판이다.
복굴절 판 (두께 d) 입사: 45° 선편광 빠른 축 n_o (파장 길다) 느린 축 n_e (파장 짧다) Γ = 2πΔn d/λ Γ = 0그대로 Γ = π/2원편광λ/4 Γ = π90° 회전λ/2 그 사이 Γ:타원편광
그림 6-4. 광축에 45°로 들어온 선편광은 빠른 축·느린 축 성분으로 나뉜다. 판을 나올 때 두 성분의 위상차 Γ에 따라 편광 상태가 선편광 → 타원 → 원편광 → 타원 → 90° 회전된 선편광으로 바뀐다. 직교 편광판 사이에서 λ/2 판은 빛을 최대로 통과시킨다.

직교 편광판 사이의 투과율과 존스 행렬

편광 상태를 2성분 복소 벡터 \(\mathbf{E} = (E_x, E_y)^T\)로 쓰고, 각 광학 소자를 2×2 행렬로 표현하는 방법이 존스 계산법(Jones Calculus)이다. 빠른 축이 x축과 \(\varphi\)만큼 기울어진 위상 지연판의 존스 행렬은 회전 행렬 \(\mathbf R(\varphi)\)로 좌표를 돌린 뒤 축 방향 위상차를 주고 다시 되돌린 것이다.

$$\mathbf{W}(\varphi,\Gamma) = \mathbf R(-\varphi)\begin{pmatrix}1 & 0\\ 0 & e^{-i\Gamma}\end{pmatrix}\mathbf R(\varphi),\qquad \mathbf R(\varphi)=\begin{pmatrix}\cos\varphi & \sin\varphi\\ -\sin\varphi & \cos\varphi\end{pmatrix}$$
편광판(투과축 x)은 \(\mathbf P_x = \begin{pmatrix}1&0\\0&0\end{pmatrix}\). 출사광 \(\mathbf E_{out} = \mathbf P_y\,\mathbf W\,\mathbf P_x\,\mathbf E_{in}\)을 계산하면 직교 편광판 사이 투과율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T_\perp = \sin^2(2\varphi)\,\sin^2\!\left(\frac{\Gamma}{2}\right) = \sin^2(2\varphi)\,\sin^2\!\left(\frac{\pi\,\Delta n\,d}{\lambda}\right), \qquad T_\parallel = 1 - T_\perp$$
\(\varphi\): 편광판 투과축과 광축 사이 각, \(T\)는 평행 편광판(액정 없음) 대비 상대 투과율. 최대가 되려면 \(\varphi=45^\circ\), \(\Delta n\,d = \lambda/2\)(첫 번째 극대). 이 식 하나가 VA와 IPS 모드의 동작을 거의 다 설명한다: VA는 \(\Delta n\)의 실효값을, IPS는 \(\varphi\)를 전압으로 바꾼다.

여러 층이 겹친 셀(꼬인 액정, 보상 필름)은 각 층의 행렬을 순서대로 곱하면 된다. 아래 시뮬레이터의 오른쪽 그래프는 같은 계산을 380–700 nm 전 파장에 대해 반복하고, 등색 함수로 적분해 직교 편광판 사이에서 보이는 간섭색(Michel-Lévy 색)을 만든다. 셀 갭이 조금만 달라져도 흰색이 노랗거나 푸르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LCD 셀 갭을 ±0.1 µm 이내로 관리하는 이유다.

SIMULATOR

위상 지연판: 편광 타원과 간섭색

편광판 배치
리타데이션 Δn·d—
위상차 Γ—
편광 상태—
투과율 T(λ)—
해볼 것: Δn·d = 137 nm(λ/4)로 맞추면 원편광, 275 nm(λ/2)이면 90° 회전된 선편광이 된다. d를 2 µm → 10 µm로 키우면 간섭색이 1차(회색·흰색)에서 노랑·자주·파랑 순으로 바뀌다가 고차에서는 다시 옅어진다. φ를 0°로 돌리면 어떤 Δn·d에서도 빛이 꺼지는 것도 확인하자.
파장 분산과 색 문제

\(\Gamma\)에는 \(1/\lambda\)가 들어 있고 \(\Delta n\) 자체도 파장이 짧을수록 커진다(정상 분산). 그래서 녹색(550 nm)에서 λ/2로 맞춘 셀은 청색에서 위상차가 너무 크고 적색에서는 모자라, 투과율이 파장마다 다르다. LCD 설계는 녹색에 최적화하고 남은 색 편차를 컬러필터 투과 스펙트럼과 감마 보정으로 맞춘다. OLED의 반사 방지 원편광판(13장)은 반대로 \(\Gamma\)가 \(\lambda\)에 비례하는 역파장 분산 λ/4 필름을 써서 모든 색에서 원편광을 만든다.

LCD 셀의 구조

LCD 패널은 두 장의 유리 사이에 3–4 µm 두께의 액정을 가두고, 바깥쪽에 편광판을 붙인 샌드위치다. 아래쪽 TFT 기판(Array Substrate)에는 화소마다 박막 트랜지스터와 투명 화소 전극(ITO)이 있고(4장, 5장), 위쪽 컬러필터 기판(CF Substrate)에는 R/G/B 컬러필터와 블랙 매트릭스(BM), 공통 전극이 있다. 두 기판 안쪽 면에는 액정 분자의 초기 방향을 정하는 배향막(Alignment Layer)이 코팅된다.

↑ 관찰자 상부 편광판 (검광자)≈ 100 µm 컬러필터 유리0.2–0.5 mm 컬러필터 + BM1–2 µm 공통 전극 ITO · 배향막 (TN/VA) 스페이서 액정층셀 갭 d = 3–4 µm TFT 하부 배향막 · 화소 전극 ITOTFT · 게이트/데이터 배선 TFT 유리 기판0.2–0.5 mm 하부 편광판 (편광자)≈ 100 µm 광학 필름 (프리즘·확산·DBEF) 백라이트 (LED + 도광판) ↑ 빛 (척도는 무시: 액정층은 유리의 1/100 두께)
그림 6-5. 투과형 LCD 패널의 단면(축척 무시). 백라이트에서 나온 빛은 하부 편광판 → TFT 기판 → 액정층 → 컬러필터 → 상부 편광판을 차례로 지난다. 셀 갭은 기둥 모양 포토 스페이서(Column Spacer)로 유지하고, 가장자리는 실런트(Seal)로 봉한다. IPS/FFS는 공통 전극까지 모두 TFT 기판에 있어 CF 기판에는 전극이 없다.

배향막은 폴리이미드(PI)를 얇게(≈ 100 nm) 코팅한 뒤, 벨벳 천을 감은 롤러로 한 방향으로 문지르는 러빙(Rubbing)이나 편광 자외선을 쬐는 광배향(Photo-alignment)으로 표면에 방향성을 준다. 액정 분자는 이 방향을 따라 1–5°의 작은 선경사각(Pretilt Angle)을 두고 눕는다(VA는 수직 배향막을 써서 88–89°로 선다). 선경사각은 전압을 걸었을 때 분자가 어느 쪽으로 일어설지를 미리 정해, 반대 방향으로 기운 영역끼리 만나는 결함선(Disclination)을 막는다.

3D

LCD 셀 분해도: 전압에 따라 돌아가는 액정 분자

드래그: 회전 · 휠: 확대
모드
모드 / 배향—
문턱전압 Vth—
투과율 (정면)—
해볼 것: TN에서 전압 0 V일 때 아래에서 위로 분자가 90° 꼬여 있는 것을 보자(노멀리 화이트). 전압을 올리면 분자가 기판에 수직으로 일어서며 빛이 꺼진다. VA는 반대로 0 V에서 서 있다가(노멀리 블랙) 전압을 올리면 눕고, IPS는 하부 기판의 빗살 전극이 만드는 수평 전기장 때문에 분자가 기판 면 안에서 돈다. 투과율은 아래 6–7절의 존스 행렬 모델로 계산한 값이다.
셀 갭 균일도

Δn·d가 빛의 세기와 색을 정하므로 셀 갭이 0.1 µm(약 3%)만 달라도 투과율과 색좌표가 눈에 띄게 변한다. 패널 전면에 걸쳐 기둥 스페이서 높이, 유리 평탄도, 액정 주입량(ODF, One Drop Filling)을 정밀하게 맞춰야 하며, 이 편차는 화면 얼룩(무라, 18장)의 주요 원인이다.

TN·VA·IPS 모드

같은 "전압으로 돌리는 파장판"이라도 분자의 초기 배향과 전기장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 이 조합을 LC 모드(LC Mode)라 한다. 상용화된 주요 모드는 셋이다.

TN Twisted Nematic 전압 OFF 밝음 전압 ON 어두움 VA Vertical Alignment 전압 OFF 어두움 전압 ON 밝음 IPS / FFS In-Plane Switching 전압 OFF 어두움 전압 ON 밝음 짧은 막대 = 지면 안팎으로 누운 분자(투영 길이가 짧음) · IPS 전극 ▬ 은 하부 기판에만
그림 6-6. 세 모드의 단면 분자 배열(위: 전압 OFF, 아래: 전압 ON). TN은 위아래 배향 방향을 90° 엇갈려 분자가 나선으로 꼬여 있다가 수직 전기장에 일어선다. VA는 음의 Δε 액정이 수직으로 서 있다가 전압에 눕는다. IPS/FFS는 분자가 늘 기판에 누워 있고, 하부 기판의 빗살 전극이 만든 수평 전기장에 따라 면 안에서 회전한다.

TN: 꼬인 네마틱과 도파 조건

TN 모드(Twisted Nematic)는 하부 배향 방향을 하부 편광판 투과축에, 상부 배향 방향을 상부 편광판에 맞추고 두 방향을 90° 엇갈리게 한다. 액정은 두께 방향으로 90° 꼬인 나선이 된다. 꼬임이 충분히 느리면(\(\Delta n\,d \gg \lambda\)) 빛의 편광은 디렉터를 "따라" 돌아가 90° 회전한 채로 나오므로, 직교 편광판인데도 빛이 통과한다. 이를 도파(Waveguiding) 또는 모갱 조건(Mauguin Condition)이라 한다. 전압을 걸면 분자가 일어서서 꼬임이 풀리고 편광이 회전하지 않아 어두워진다. 전압이 없을 때 밝으므로 노멀리 화이트(Normally White)다.

$$T_{TN}(V{=}0) = 1 - \frac{\sin^2\!\left(\frac{\pi}{2}\sqrt{1+u^2}\right)}{1+u^2}, \qquad u = \frac{2\,\Delta n\, d}{\lambda}$$
Gooch–Tarry 식(90° 트위스트, 직교 편광판, 입사 편광이 배향 방향과 평행). \(u \gg 1\)이면 \(T\to 1\)(모갱 극한). 유한한 \(u\)에서도 \(\sqrt{1+u^2} = 2, 4, 6, \dots\)이면 정확히 \(T=1\)이 되는데, 이 조건 \(u=\sqrt3,\ \sqrt{15},\ \sqrt{35}\)를 각각 제1, 제2, 제3 극소(minimum) 조건이라 한다. 제1 극소는 \(\Delta n\,d = \tfrac{\sqrt3}{2}\lambda \approx 0.48\) µm(λ=550 nm).
SIMULATOR

TN 셀 속 편광 따라가기 (도파와 Gooch–Tarry 곡선)

u = 2Δn·d/λ—
출사 편광 회전—
타원율 (b/a)—
T (직교 편광판)—
위: 셀 두께 방향으로 12개 단면에서 디렉터(막대)와 빛의 편광 타원(분홍)을 존스 행렬로 계산해 그린 것. 아래: R/G/B 파장의 Gooch–Tarry 곡선과 현재 위치. Δn·d가 작으면 편광이 디렉터를 못 따라가 타원이 되고 빛이 새지 않는다(어두움). 제1 극소 근처에서는 세 색 모두 T가 높아 흰색이 잘 나온다. 트위스트 각을 180–270°로 키운 것이 STN(Super TN)이다.

VA: 수직 배향과 높은 명암비

VA 모드(Vertical Alignment)는 음의 Δε 액정을 수직 배향막으로 세운다. 정면에서 들어온 빛은 디렉터(광축) 방향으로 진행하므로 복굴절을 느끼지 못하고(\(\Delta n_{eff}=0\)), 직교 편광판에 그대로 막힌다. 전압을 걸면 분자가 편광판에 45° 방향으로 눕고 실효 Δn이 생겨 빛이 나온다. 전압이 없을 때 검으므로 노멀리 블랙(Normally Black)이다. 블랙 상태의 분자 배열이 거의 완벽하게 균일해 명암비가 3000–6000:1로 가장 높아 TV와 곡면 모니터에 주로 쓴다. 분자가 눕는 방향을 화소 안에서 4–8 방향으로 나누는 멀티 도메인(MVA, PVA, PSA)으로 시야각을 넓힌다.

IPS/FFS: 수평 회전과 넓은 시야각

IPS 모드(In-Plane Switching)는 분자가 늘 기판에 누운 채로, 하부 기판의 빗살 전극 사이 수평 전기장에 의해 면 안에서만 돈다. 0 V에서는 디렉터가 하부 편광판 투과축과 평행해 편광이 그대로 유지되므로 어둡고(노멀리 블랙), 전압을 걸면 디렉터가 최대 45° 가까이 돌아 \(T = \sin^2 2\varphi\,\sin^2(\pi\Delta n d/\lambda)\)로 빛이 나온다. 분자가 일어서지 않아 비스듬히 봐도 실효 Δn이 거의 변하지 않으므로 시야각이 가장 넓고 색 변화가 작다. FFS(Fringe Field Switching)는 공통 전극을 판 전극으로 깔고 그 위 절연막 위에 슬릿 화소 전극을 두어, 전극 바로 위 분자까지 프린지 전기장으로 돌린다. 개구율과 투과율이 높아 스마트폰·태블릿 LCD의 표준이 되었다.

항목TNVA (멀티 도메인)IPS / FFS
초기 배향수평 + 90° 트위스트수직 (선경사 88–89°)수평, 편광판과 평행
Δε 부호 / 전기장+ / 수직− / 수직+ (또는 −) / 수평·프린지
OFF 상태노멀리 화이트노멀리 블랙노멀리 블랙
정면 명암비600–1000:13000–6000:11000–1500:1
시야각 (CR>10)좁음, 상하 비대칭·계조 반전넓음 (보상 필름 필수)가장 넓음, 색 변화 작음
응답 시간 (GtG)1–5 ms (빠름)4–10 ms4–8 ms
주 용도저가·고속 게이밍 모니터, 계산기TV, 고명암비 모니터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사무용·전문가용 모니터

전압–투과율 곡선과 프레데릭스 전이

배향막에 고정된 액정은 탄성체처럼 행동한다. 분자 방향을 공간적으로 바꾸려면 세 가지 변형, 즉 부채꼴로 퍼지는 스플레이, 비틀리는 트위스트, 휘는 벤드에 대한 탄성 에너지를 치러야 한다. 각각의 강성이 탄성 상수 \(K_{11}, K_{22}, K_{33}\)(수–수십 pN)이다. 전기장이 주는 유전 토크가 탄성 복원 토크를 이길 때 비로소 분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이 문턱 현상을 프레데릭스 전이(Fréedericksz Transition)라 한다.

스플레이 K₁₁Splay 트위스트 K₂₂Twist 벤드 K₃₃Bend V < V_th 탄성력이 이김: 변형 없음 V > V_th 중앙부부터 일어섬 →
그림 6-7. 왼쪽: 네마틱의 세 가지 기본 탄성 변형과 해당 탄성 상수. 오른쪽: 두 기판에 배향이 고정된 셀에 전압을 걸면, 문턱전압 아래에서는 탄성력 때문에 변형이 없고 문턱을 넘으면 경계에서 가장 먼 셀 중앙부부터 분자가 일어선다. 전압이 아주 높아도 배향막 근처의 얇은 층은 누운 채 남는다.
$$V_{th} = \pi\sqrt{\frac{K}{\varepsilon_0\,|\Delta\varepsilon|}}, \qquad K = \begin{cases} K_{11} + \frac{K_{33}-2K_{22}}{4} & \text{TN}\\ K_{33} & \text{VA}\\ K_{22}\ \ (\times\, \ell/d) & \text{IPS} \end{cases}$$
\(\varepsilon_0 = 8.85\times10^{-12}\) F/m. 셀 갭 \(d\)가 식에 없다는 점에 주목하자. 수직 전기장 모드(TN, VA)에서는 \(E=V/d\)와 탄성 토크 \(\propto K/d^2\)가 함께 변해 \(d\)가 상쇄된다. IPS는 전극 간격 \(\ell\)에 걸린 수평 전기장 \(E\approx V/\ell\)이 두께 \(d\)의 탄성 토크와 겨루므로 \(V_{th} = \frac{\pi\ell}{d}\sqrt{K_{22}/(\varepsilon_0\Delta\varepsilon)}\)가 된다. 예: \(K=12\) pN, \(\Delta\varepsilon=10\)이면 \(V_{th} = \pi\sqrt{12\times10^{-12}/(8.85\times10^{-11})} \approx 1.16\) V.

문턱을 넘은 뒤 분자가 얼마나 기울어지는지는 탄성–유전 토크 균형을 두께 방향으로 푸는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으로 구한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그 결과를 근사한 디렉터 분포(중앙 경사각 \(\theta_m \approx \tanh(1.4\sqrt{V/V_{th}-1})\cdot 90^\circ\), 높은 전압일수록 중앙이 평평해지는 형태)를 셀을 24층으로 나눈 존스 행렬 계산에 넣어 투과율을 낸다. 실제 패널은 이 V–T 곡선(Voltage–Transmittance Curve)의 0–100% 구간을 감마 곡선에 맞게 255단계로 나누어 소스 드라이버 전압을 정한다(12장).

SIMULATOR

모드별 V–T 곡선: 재료와 셀 설계 바꾸기

TN (노멀리 화이트)VAIPS점선: 문턱전압
Vth TN/VA/IPS (V)—
TN V₉₀ (T=10%)—
VA V₉₀ / Tmax—
IPS V₉₀ / Tmax—
해볼 것: |Δε|를 키우면 모든 곡선이 왼쪽(저전압)으로 이동한다. 저전력 모바일용 액정이 큰 Δε를 쓰는 이유지만, Δε가 크면 점도가 올라가고 이온 불순물을 끌어들여 전압 유지율이 나빠진다. Δn·d를 바꾸면 VA와 IPS의 최대 투과율이 sin²(πΔn·d/λ)에 따라 변한다. 교육용 근사 모델이며, 실제 V–T는 정밀한 연속체 계산(LCD Master, TechWiz 등)으로 구한다.
V–T 곡선의 기울기와 구동

곡선이 가파를수록 작은 전압 변화로 큰 휘도 변화를 얻지만, 계조 하나에 해당하는 전압 간격이 수 mV까지 줄어 TFT 킥백 전압, 누설에 의한 전압 강하가 그대로 휘도 오차(플리커, 얼룩)가 된다(5장). 또한 액정은 직류 전압을 오래 받으면 이온이 한쪽으로 몰려 잔상이 생기므로, 프레임마다 극성을 바꾸는 반전 구동(Inversion)으로 교류를 만든다. 투과율은 \(V^2\)에 의존하므로 극성과 무관하다.

응답 시간

액정 분자는 점성 유체 속에서 회전하므로 순간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회전을 방해하는 마찰은 회전 점도(Rotational Viscosity) \(\gamma_1\)로, 되돌리는 힘은 탄성 상수 \(K\)로 나타낸다. 작은 변형에 대해 디렉터 운동 방정식을 풀면 경사각이 지수 함수로 변하며, 시간 상수는 다음과 같다.

$$\tau_{off} = \frac{\gamma_1 d^2}{K\pi^2}, \qquad \tau_{on} = \frac{\tau_{off}}{(V/V_{th})^2 - 1}$$
\(\tau_{off}\): 전압을 끈 뒤 탄성력만으로 돌아오는 감쇠(decay) 시간 상수, \(\tau_{on}\): 전압을 걸 때의 상승(rise) 시간 상수. 예: \(\gamma_1 = 0.1\) Pa·s, \(d = 3.5\) µm, \(K = 12\) pN이면 \(\tau_{off} = 0.1\times(3.5\times10^{-6})^2 / (12\times10^{-12}\times 9.87) \approx 10\) ms. 광학적 10→90% 시간은 대략 \(\tau\)의 1–2배다(투과율이 경사각에 비선형으로 의존하므로).

핵심은 \(d^2\) 의존성이다. 셀 갭을 3.5 µm에서 2.5 µm로 줄이면 \(\tau_{off}\)가 거의 절반(0.51배)이 된다. 대신 같은 위상 지연을 얻으려면 Δn을 1.4배 키워야 하는데, Δn이 큰 액정은 대개 점도도 크고 자외선 안정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게이밍 모니터용 패널은 고Δn·저점도 액정과 얇은 셀 갭을 함께 개발한다. \(\tau_{on}\)은 구동 전압을 높여 줄일 수 있으므로, 실제 패널은 목표 계조보다 높은 전압을 한 프레임 먼저 주는 오버드라이브(Overdrive)를 쓴다. 회색에서 회색으로 가는 GtG 응답은 오버드라이브 없이는 수십 ms까지 늘어나며, 이것이 홀드형 표시의 모션 블러와 겹쳐 화질을 떨어뜨린다(11장).

SIMULATOR

셀 갭과 응답 시간: 프레임 안에 도달할까?

τon / τoff—
상승 10→90%—
하강 90→10%—
프레임 시간—
그래프: 0 ms에 화소를 켜고(상승), 일정 시간 뒤 끈다(하강). 세로 점선은 프레임 경계. 위쪽 띠는 실제 화소가 보여 주는 밝기를 시간에 따라 그린 것이다. 셀 갭을 줄이거나 오버드라이브를 켜서 상승·하강이 한 프레임 안에 끝나도록 만들어 보자. 저온에서 점도가 커지면 자동차 계기판 LCD처럼 끌림이 심해진다(VA 기준 K=15 pN 가정).

시야각과 보상 필름

비스듬히 보면 빛이 액정층을 기울어진 경로로 지나간다. 그러면 ① 디렉터와 빛의 진행 방향 사이 각이 달라져 실효 복굴절 \(\Delta n_{eff}\)가 바뀌고, ② 경로가 \(d/\cos\theta\)로 길어지며, ③ 직교 편광판의 투과축이 관찰 방향에서 보면 더 이상 90°가 아니게 된다. 세 효과가 겹쳐 블랙이 뜨고(명암비 저하) 중간 계조의 밝기가 변한다(감마 시프트(Gamma Shift)).

$$n_{eff}(\psi) = \frac{n_e n_o}{\sqrt{n_e^2\cos^2\psi + n_o^2\sin^2\psi}}, \qquad \Gamma(\theta) \approx \frac{2\pi}{\lambda}\,\big(n_{eff}(\psi)-n_o\big)\frac{d}{\cos\theta_{in}}$$
\(\psi\): 빛의 진행 방향과 디렉터 사이 각, \(\theta_{in}\): 액정 안에서의 굴절각(\(\sin\theta_{in} = \sin\theta/n\)). 디렉터를 따라 진행하면(\(\psi=0\)) \(n_{eff}=n_o\)로 복굴절이 사라지고, 수직으로 진행하면(\(\psi=90^\circ\)) \(n_{eff}=n_e\)로 최대가 된다.
단일 도메인: 방향마다 다른 Δn_eff A: 장축 쪽에서 봄Δn_eff↓ → 어두움 B: 장축에 수직Δn_eff↑ → 밝음 멀티 도메인: 반대 방향끼리 평균 도메인 1도메인 2 어느 쪽에서 봐도 (어두움+밝음)/2 VA: 4–8 도메인 · IPS: 2 도메인(셰브론 전극)
그림 6-8. 일어선(또는 기운) 분자는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복굴절을 보인다. 한 화소 안에서 분자가 기우는 방향을 둘 이상으로 나누면 방향별 차이가 평균되어 시야각이 대칭적으로 넓어진다. 대신 도메인 경계의 결함선이 어두운 선으로 보여 투과율이 조금 줄어든다.

분자 배열에서 생기는 시야각 문제는 반대 부호의 복굴절을 가진 보상 필름(Compensation Film)으로 상쇄한다. VA 블랙 상태의 액정층은 광축이 수직인 양의 복굴절판(+C 플레이트)과 같으므로, 굴절률이 두께 방향으로 작은 −C 플레이트를 붙여 두께 방향 리타데이션 \(R_{th}\)를 지운다. 비스듬한 방향에서 직교 편광판 자체가 새는 문제는 면내 리타데이션을 가진 A 플레이트로 잡는다. 실제로는 이 둘을 한 장의 이축성(Biaxial) 필름으로 만들어 편광판의 TAC 자리에 넣는다. TN은 원판형 액정을 경사지게 굳힌 WV(Wide View) 필름을 쓴다.

SIMULATOR

시야각 폴라 플롯: 등명암비 지도와 감마 시프트

모드
정면 명암비—
선택 방향 명암비—
CR≥100 영역 (θ≤80°)—
선택 방향 실효 감마—
왼쪽 원: 중심이 정면, 바깥 원이 극각 80°인 등명암비 지도(색: log 명암비). 지도를 클릭·드래그하면 관찰 방향이 바뀐다. 오른쪽: 정면에서 감마 2.2로 맞춘 계조가 선택 방향에서는 어떤 밝기로 보이는지(감마 시프트). TN의 아래쪽 방향에서 곡선이 꺾여 내려가는 것이 계조 반전(Gray Inversion)이다. VA는 대각선 방향 블랙이 크게 새지만, 보상 필름을 켜면 넓은 영역에서 CR>100이 된다. 확장 존스 행렬 근사(굴절·표면 반사 무시, 편광판 직교, λ=550 nm)로 계산했다.
VA의 "물빠짐"

VA는 정면 명암비가 가장 높지만 옆에서 보면 중간 계조가 밝게 떠서 얼굴 피부색이 하얗게 날아가는 물빠짐(Washout)이 생긴다. 위 시뮬레이터에서 VA를 고르고 극각을 60°로 두면 감마 곡선이 대각선 위로 부풀어 오르는 것이 보인다. TV용 VA는 한 서브픽셀을 밝기가 다른 두 영역(고·저 전압)으로 나눈 전하 공유(Charge Sharing)·8도메인 구조로 이 문제를 완화한다.

컬러필터와 광효율

LCD는 "빛을 버려서" 영상을 만든다. 백라이트가 1000 nits로 빛나도 화면 흰색은 50 nits 남짓이다. 손실은 단계마다 곱셈으로 쌓인다. 하부 편광판이 절반 이상(≈58%)을 흡수하고, 화소의 배선·TFT·블랙 매트릭스가 가리는 면적만큼 또 잃으며, 컬러필터는 R/G/B 서브픽셀마다 자기 색 대역 말고는 흡수하므로 백색광의 약 1/3만 통과시킨다.

TFTTFTTFT RGB 개구율 = 열린 면적 / 화소 면적 ■ 검정: 블랙 매트릭스(BM) — 회색: 게이트·데이터 배선 모서리: TFT · 스토리지 커패시터 TV 55" 4K (≈ 80 PPI): 70–80% 노트북 (≈ 200 PPI): 55–65% 스마트폰 (≈ 450 PPI): 40–55% 배선 폭과 정렬 마진은 거의 고정 → 화소가 작을수록 개구율 급감
그림 6-9. 서브픽셀 평면도(개념도). 배선, TFT, 그리고 CF와 TFT 기판의 정렬 오차를 가리는 블랙 매트릭스가 차지하는 면적은 해상도와 거의 무관하게 정해지므로, 화소 피치가 줄면 개구율이 빠르게 떨어진다(3장). 고해상도 LCD는 BM을 TFT 기판에 만드는 BOA(BM on Array), 유기 절연막 위 화소 전극 등으로 개구율을 되찾는다.
$$\eta_{panel} = T_{pol1}\cdot AR \cdot T_{LC}\cdot T_{CF}\cdot T_{pol2}\cdot T_{ITO/glass} \approx 0.42\times0.6\times0.95\times0.30\times0.90\times0.92 \approx 6\%$$
\(T_{pol1}\): 하부 편광판(비편광 입사, 41–44%), \(AR\): 개구율(Aperture Ratio), \(T_{LC}\): 액정 모드 효율(흰색에서 이론 최대 대비), \(T_{CF}\): 컬러필터 평균 투과율(25–33%), \(T_{pol2}\): 이미 편광된 빛에 대한 상부 편광판 투과율(≈ 90%), \(T_{ITO/glass}\): 투명 전극·유리·배향막 흡수와 반사.
SIMULATOR

광 손실 워터폴: 백라이트 100%에서 화면 5%까지

프리셋
전체 광효율—
500 nits에 필요한 BLU 휘도—
가장 큰 손실 단계—
해볼 것: 스마트폰 프리셋은 개구율이 낮아 같은 화면 밝기에 백라이트 휘도가 TV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 DBEF(Dual Brightness Enhancement Film)는 편광판에 흡수될 편광을 반사해 백라이트로 돌려보낸 뒤 편광을 섞어 다시 쓰므로, 편광판 단계의 손실을 줄인다(7장). 컬러필터를 두껍게 해 색역을 넓히면(투과율↓) 효율이 떨어지는 트레이드오프도 확인하자.
컬러필터 대신 양자점?

백색광을 흡수형 CF로 자르면 2/3를 버린다. 청색 백라이트와 적·녹 양자점(QD) 색변환 필름을 쓰면 스펙트럼이 좁아져 같은 CF 두께에서도 색역이 넓고 투과율이 오른다(7장). 나아가 CF 자리에 QD 패턴을 넣는 QD-CF, 편광판 없이 액정으로 산란을 제어하는 방식 등도 연구된다. 근본적으로 "편광판 2장 + CF"의 구조적 손실이 LCD가 OLED(8장)보다 전력 효율에서 불리한 이유다.

명암비와 블랙 누설

LCD의 명암비는 흰색 휘도를 블랙 휘도로 나눈 값이다. 백라이트는 블랙을 표시할 때도 꺼지지 않으므로, 블랙 휘도는 "셔터가 얼마나 완벽하게 닫히는가"로 정해진다.

$$CR = \frac{L_W}{L_K} = \frac{T_W}{T_K}, \qquad T_K \approx \underbrace{\frac{1}{CR_{pol}}}_{\text{편광판}} + \underbrace{T_{LC,dark}}_{\text{액정 배향}} + \underbrace{T_{dep}}_{\text{CF/스페이서 산란}} + \underbrace{T_{stress}(x,y)}_{\text{유리 응력}}$$
\(CR_{pol}\): 편광판 쌍의 소광비(평행/직교, 수만–10만:1), \(T_{LC,dark}\): 블랙 상태 액정의 잔류 위상지연(TN의 경계층, IPS의 러빙 불균일), \(T_{dep}\): 컬러필터 안료 입자·스페이서·전극 가장자리에서의 산란에 의한 탈편광, \(T_{stress}\): 유리에 걸린 기계적 응력이 만든 복굴절(광탄성 효과).

VA는 블랙에서 분자가 꼿꼿이 서 있어 \(T_{LC,dark}\)가 거의 0이고, 명암비는 주로 CF 탈편광이 정한다. 그래서 VA용 컬러필터는 안료 입자를 더 미세하게 분산한다. 유리는 원래 복굴절이 없지만 응력을 받으면 \(\Delta n = C\,\sigma\)(광탄성 계수 \(C\approx 3\times10^{-12}\) Pa⁻¹)만큼 복굴절이 생긴다. 패널을 프레임에 고정할 때의 압력이나 온도 변화에 따른 수축이 모서리에 응력을 모으면, 블랙 화면의 네 귀퉁이가 뿌옇게 밝아지는 코너 누설(Corner Light Leakage)이 생긴다. 응력의 주축이 편광판에 45° 기울어진 곳에서 누설이 가장 크다.

SIMULATOR

블랙 화면 누설 지도: 편광판·탈편광·코너 응력

모드
중앙 명암비—
코너 명암비—
블랙 균일도 (중앙/코너)—
중앙 블랙 (흰색 500 nits)—
블랙 패턴을 띄운 패널을 어두운 방에서 장노출로 찍은 모습을 픽셀 단위로 계산한 것(노출 배율로 밝기를 키워 보여 줌). 응력의 주축은 모서리에서 대각선(편광판에 45°)으로, 변의 중앙에서는 변에 나란하게(0°·90°) 놓인다고 가정했다. 응력 복굴절이 같아도 모드별 블랙 상태가 그 위상차를 얼마나 증폭하는지가 다르다는 점을 단순 계수로 반영한 교육용 모델이다.

정면 명암비를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셔터 대신 광원을 끄는 것이다. 백라이트를 수백–수천 구역으로 나눠 어두운 영역의 LED 밝기를 낮추는 로컬 디밍(Local Dimming)은 동적 명암비를 수십만:1까지 높이지만, 밝은 물체 주변이 뿌옇게 빛나는 헤일로가 생긴다. 미니LED 백라이트와 디밍 알고리즘은 7장에서, 명암비가 HDR 표현에 미치는 영향은 12장에서 다룬다. 주변광 반사까지 고려한 실사용 명암비는 13장을 보자.

듀얼 셀 LCD

방송용 레퍼런스 모니터 일부는 LCD 패널을 두 장 겹친다. 뒤 패널은 흑백으로 화소 단위 디밍을 하고 앞 패널이 색을 만든다. 명암비는 두 패널 명암비의 곱(1500 × 1500 ≈ 10⁶:1)에 가까워지지만, 광효율이 다시 몇 분의 1로 떨어져 아주 강한 백라이트와 냉각이 필요하다. 또한 두 패널 사이 거리 때문에 비스듬히 보면 시차(Parallax)가 생긴다.

핵심 정리

  1. 네마틱 액정은 위치 질서 없이 방향 질서만 갖는다. 평균 방향이 디렉터 \(\hat n\), 정렬 정도가 질서 변수 \(S=\langle(3\cos^2\theta-1)/2\rangle\)(상온 0.6–0.7)이며, Δn·Δε·K는 S와 함께 온도에 따라 변한다.
  2. 복굴절 Δn = ne − no는 빛을 제어하고, 유전 이방성 Δε는 전압으로 분자를 돌린다. Δε>0이면 전기장에 평행(TN, IPS), Δε<0이면 수직(VA)으로 정렬한다.
  3. 편광판은 비편광의 약 42%만 통과시키고, 두 편광판 사이 세기는 말뤼스 법칙 \(I=I_0\cos^2\theta\)를 따른다. LCD는 직교 편광판 사이의 편광 회전/변조로 밝기를 만든다.
  4. 위상 지연 \(\Gamma = 2\pi\Delta n d/\lambda\). 직교 편광판 사이 투과율은 \(\sin^2 2\varphi\,\sin^2(\Gamma/2)\)이며, 여러 층은 존스 행렬의 곱으로 계산한다.
  5. TN은 90° 트위스트의 도파(모갱 조건, 제1 극소 Δn·d ≈ 0.48 µm)를 이용한 노멀리 화이트, VA는 수직 배향의 노멀리 블랙(최고 명암비), IPS/FFS는 면내 회전의 노멀리 블랙(최고 시야각)이다.
  6. 프레데릭스 문턱전압 \(V_{th}=\pi\sqrt{K/(\varepsilon_0|\Delta\varepsilon|)}\)은 수직 전기장 모드에서 셀 갭과 무관하며 보통 1–2.5 V다. V–T 곡선이 계조 전압을 정한다.
  7. 응답 시간 \(\tau_{off}=\gamma_1 d^2/(K\pi^2)\)은 셀 갭의 제곱에 비례한다. 상승은 전압을 높여(오버드라이브) 줄인다.
  8. 비스듬히 보면 실효 Δn·d와 편광판 직교성이 바뀌어 명암비 저하·감마 시프트·계조 반전이 생긴다. 멀티 도메인과 A/C 플레이트 보상 필름으로 완화한다.
  9. 편광판(≈42%) × 개구율 × CF(≈30%) × 기타 손실로 전체 광효율은 약 5%다. 고해상도일수록 개구율이 떨어진다.
  10. 블랙 휘도는 편광판 소광비, CF 탈편광, 액정 잔류 위상차, 유리 응력 복굴절(코너 누설)로 정해지며, 근본적 개선은 로컬 디밍(7장)이다.

확인 퀴즈

1. 네마틱 액정의 질서 변수 S가 0이 되는 경우는?

무작위 배향에서는 \(\langle\cos^2\theta\rangle=1/3\)이므로 \(S=(3\cdot\frac13-1)/2=0\)이다. 완전 평행이면 S=1, 모두 수직이면 S=−1/2이다. 투명점 위의 등방성 상태가 S=0에 해당한다.

2. 투과축이 0°인 편광판 뒤에 투과축 30°인 편광판을 두었다. 비편광 입사광 대비 최종 세기는?

첫 편광판에서 1/2, 말뤼스 법칙으로 cos²30° = 0.75를 곱해 0.5 × 0.75 = 0.375다.

3. Δn = 0.1인 액정을 직교 편광판 사이에 광축 45°로 두었다. 550 nm에서 첫 번째 투과율 최대가 되는 셀 갭은?

\(T=\sin^2(\pi\Delta n d/\lambda)\)가 최대가 되려면 Δn·d = λ/2 = 275 nm, 즉 d = 275 nm / 0.1 = 2.75 µm (λ/2 판 조건).

4. TN 모드가 노멀리 화이트인 이유로 가장 알맞은 것은?

TN은 직교 편광판을 쓰며, 0 V에서 꼬인 구조가 모갱 조건을 만족하면 편광이 디렉터를 따라 90° 회전해 검광자를 통과한다. 전압을 걸면 분자가 일어서 도파가 깨지고 어두워진다.

5. K = 15 pN, |Δε| = 4인 VA 액정의 프레데릭스 문턱전압에 가장 가까운 값은? (ε₀ = 8.85×10⁻¹² F/m)

\(V_{th}=\pi\sqrt{15\times10^{-12}/(8.85\times10^{-12}\times4)}=\pi\sqrt{0.424}\approx\pi\times0.651\approx2.05\) V. 0.65 V는 π를 곱하지 않은 값이다.

6.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셀 갭을 4 µm에서 3 µm로 줄이면 감쇠 응답 시간 τoff는?

\(\tau_{off}\propto d^2\)이므로 (3/4)² = 0.5625배. 단, 같은 위상 지연을 유지하려면 Δn을 4/3배로 키운 액정이 필요하다.

7. VA 패널을 비스듬히(대각선 방향) 보면 블랙이 뜨는 주된 이유와 대책의 짝으로 옳은 것은?

정면에서는 광축을 따라 진행해 복굴절이 없지만, 비스듬하면 실효 Δn이 생기고 직교 편광판도 관찰 방향에서 90°가 아니게 된다. −C 플레이트로 Rth를, A 플레이트로 편광판 누설을 보상한다.

8. 편광판 42%, 개구율 50%, LC 효율 95%, CF 30%, 상부 편광판 90%, 기타 92%인 스마트폰 LCD에서 화면 500 nits를 내려면 백라이트 휘도는 대략?

η = 0.42 × 0.5 × 0.95 × 0.30 × 0.90 × 0.92 ≈ 0.0496, 약 5%. 500 / 0.0496 ≈ 10,100 nits. 실제 패널은 DBEF·프리즘 필름 등으로 정면 방향 휘도를 끌어올려 이를 맞춘다.